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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제작도서 동래박의1
수험교재受驗敎材가 명문장名文章으로 남다?≪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대표적 평론서
시험지옥, 입시전쟁! 과연 이것이 오늘날만의 일일까? 지금 우리 교육제도는 미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시험을 통해 인재를 뽑는 제도는 서양이 아니라 바로 중국中國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이 바로 과거제도科擧制度! 중국은 당唐나라 이후, 우리나라는 고려高麗와 조선朝鮮시대 시험지옥에 빠지게 한 주범이었다.
전통시대는 신분사회身分社會로 과거를 통해 사람의 신분이 법적으로 규정되었다. 즉 양반이 될 수 있었다. 이는 명예名譽, 부귀富貴, 권력權力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춘향전≫처럼 우리나라 민담民譚에 과거를 보는 유생儒生과 처녀가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것이며, 이는 드라마에 사법고시생과 의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고금古今을 막론하고 시험에서 중요한 것은 수험교재이다. 조선시대 수험교재 중 하나가 이 ≪동래박의東萊博義≫로,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은 <양반전兩班傳>에서 “언제나 오경五更이면 일어나 유황에 불을 돋우고 등잔을 켜고서 눈은 가만히 코끝을 보고 발꿈치를 궁둥이에 모으고 얼음 위에 박 밀듯 ≪동래박의≫를 왼다.”고 풍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책의 수준은 오늘날 수험교재와 질적으로 다르다. 지금의 입시교재가 오지선다五指選多로 구성되어 있어 책으로서 그 수준이 낮고, 그 수명도 1년으로 단명短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동래박의≫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대표적 평론서評論書로 그 문장은 오랫동안 높이 평가받았다. 같은 입시인데 수험교재는 하늘과 땅의 간격처럼 현격懸隔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동래박의東萊博義≫는 어떤 책인가?
≪동래박의≫는 남송南宋의 학자 동래東萊 여조겸呂祖謙(1137~1181)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희朱熹의 학우學友이자, ≪근사록近思錄≫의 공동 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서문序文에 ‘≪동래박의≫는 학생들의 과시科試를 위해 지은 것이다.……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사이에 과시문科試文을 언급하기에 나는 그들을 돕고자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치란득실治亂得失의 사적史蹟을 뽑아 기록하고 그 밑에 논설을 붙이기 시작하였다.……제생諸生이 명절 때나 휴가를 받아 돌아갈 때면 반드시 이 책을 베껴 짐 속에 넣어 가지고 갔기 때문에, 돌아가는 자들의 행장行裝을 열어보면 이 책이 없는 자가 없었다.’라 하였다. 한마디로 입소문으로 알려진 수험서라 할 수 있다.
그는 주희와 달리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 관심이 많았으며, 역사歷史에 큰 관심을 가졌는데, 이를 뛰어난 문장력으로 표현해냈다. ≪동래박의≫는 그의 이런 모습을 잘 반영한 작품이라 하겠다. 역사가歷史家는 탐정과 같은 추리력推理力과 상상력想像力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동래박의≫는 ≪춘추좌씨전≫의 논평만으로 끝나지 않고 거기서 수록된 과거의 사실을 재구성하여 그 원인을 추리해나간다.
정 무공鄭武公의 아내는 무강武姜으로, 그녀는 장공莊公과 공숙단共叔段을 낳았다. 장공이 태어날 때 그녀를 크게 놀라게 해서 평생 그를 싫어하였다. 장공이 무공의 지위를 계승하자 그녀는 사랑하는 아들 공숙단과 짜고 장공을 해치려고 하였다. 장공은 이를 눈치 챘으나 신하들이 간언諫言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두었다. ≪춘추좌씨전≫의 기록만 보면 장공은 관대하고 의로운 군주君主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조겸은 “낚시꾼이 물고기를 속였지 물고기가 언제 낚시꾼을 속였는가?”라고 평하였다. 즉 낚시꾼은 장공이요 물고기는 공숙단으로, 장공은 공숙단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일부러 조장助長했다고 본 것이다. 장공은 음험陰險한 사람으로 공숙단의 행동을 알면서 일부러 미끼를 물게 한 것이니, 공숙단을 일찍 처벌하면 죄악罪惡이 들어나서 않아서 사람들이 승복하지 않을 것이지만 천천히 처벌하면 그 죄악이 들어나서 그를 처벌해도 반대하는 여론이 없을 것이라고 장공의 의도를 추론推論하였다. 기록 속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사건의 상황과 인물의 성격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추론을 한 것이다.
그럼 이러한 책이 왜 수험受驗 필독서必讀書가 되었을까? 이는 오늘날의 입시와 과거시험이 내용과 방법에서 달랐기 때문이다. 과시科試의 합격기준은 바로 문장이다. 즉 당시 정책과 사회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는 논리와 문장력, 그리고 그에 대한 안목과 식견으로 인재人才를 뽑은 것이다. 이것이 ≪동래박의≫가 고전古典으로 남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현토懸吐·역주譯註와 색인索引으로 5책 간행 예정
≪역주 동래박의≫의 저본底本은 중종中宗 때 간행된 을해자본乙亥字本 ≪신간상증보주동래선생좌씨박의新刊詳增補註東萊先生左氏博義≫(전25권)로 국내에는 완본完本이 없고 일본 궁내청宮內廳 서릉부書陵部에 소장되어 있다. 본 역주서는 궁내청 서릉부본을 저본으로 삼아 그 본문과 주석註釋을 국내 처음으로 완역한 것으로, 5책으로 간행될 예정이다. 이 책은 또한 본회에서 완역完譯한 ≪춘추좌씨전≫의 대표적 평론서로서 노魯나라 은공隱公에서 선공宣公까지 중요 기사記事를 뽑아 그 역사적 득실得失을 논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역주 동래박의 1≫은 저본의 1~5권까지 내용을 담았다. 이는 ≪춘추좌씨전≫ 중 은공隱公에서 장공莊公 8년까지 해당되는 35개의 기사 뽑아서 평론을 달은 것이다. 원문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현토懸吐를 하여 단락별로 번역문과 함께 실어놓음으로써, 원문의 문장구조를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일반 독자들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주석註釋은 관련 고사故事와 인물人物뿐만 아니라, 그 내용의 이해에 필요한 역사적 사실이나 제도적인 면까지 심도 있게 밝히고자 노력하였다.
≪춘추좌씨전≫의 대표적인 평론서評論書인 본서를 통해 ≪춘추좌씨전≫의 이해를 도움을 줄 것이며, 평론과 논설의 진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역자
정태현鄭太鉉
지산止山 임성무林聖武 선생과 봉서鳳西 오우선吳禹善 선생 사사師事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 졸업
국역부장, 국역연수원 교수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 명예한학교수(현)
전통문화연구회 이사 겸 부회장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受賞
논저 및 역서
논문論文 <율곡의 개혁사상>
역서譯書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효경대의孝經大義≫ ≪동춘당집同春堂集≫
공역共譯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성호사설星湖僿說≫ ≪송자대전宋子大全≫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양촌집陽村集≫ ≪고봉집高峯集≫ ≪한수재집寒水齋集≫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등 다수
김병애金炳愛
홍익대학교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국민대학교 문학석사
서울시립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 상임연구부 졸업
전통문화연구회 교무위원(현)
논저 및 역서
<소식蘇軾 산문散文의 문예미文藝美 연구>
<허균의 고문관 연구>
<산문기법으로 본 허균의 개혁의식>
<≪율려신서律呂新書≫의 번역?교감?주석 고찰>
≪마음 속의 대나무 ? 소식산문평설蘇軾散文評說≫
≪승정원일기≫(공역共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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