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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송팔대가문초 소식5
“금년에도 30명의 동파東坡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소식蘇軾이 문단에 끼친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였다. 특히 고려 중엽에는 과거에 합격한 신진新進들이 너도나도 소식의 글을 배우고자 하였기 때문에 과거 합격자의 방목榜目이 발표되면 “금년에도 30명의 동파가 나왔다!”고 할 정도였다. 조선의 김종직金宗直도 “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는 오로지 만당시晩唐詩만 익혔고, 고려 중엽에는 오로지 소동파蘇東坡의 시만 배웠다.”고 했다. 심지어 소식蘇軾과 소철蘇轍 형제의 이름을 본떠서 자식의 이름을 짓기도 하였으니, ≪삼국사기三國史記≫로 유명한 김부식金富軾과 김부철金富轍 형제의 이름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볼 때, 당시 소식을 배우고자 했던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단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성리학적性理學的 세계관이 지배했던 조선시대에 들어서자, 정자程子와 대립각을 세우고 주자朱子의 비판을 받았던 소식의 문장이 일정 부분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문인?학자들은 문장을 공부하기 위하여 소식의 글을 전범典範으로 삼아서 읽고 참고하였다.
그렇게 본다면, 소식의 문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이는, 우리 선현들의 문장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이해와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식蘇軾, 문장의 종장宗匠
소식蘇軾(1036~1101)은 중국 송宋나라 때의 저명한 문인?정치가로,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東坡,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송나라 제일의 시인詩人으로 일컬어지며, 문장에도 뛰어나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당송팔대가에는 소식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 소순蘇洵과 동생 소철蘇轍까지도 포함되어 있어, 사람들은 이들을 ‘삼소三蘇’라 일컬으며 추앙하였다. 게다가 소식의 어린 누이인 소소매蘇小妹까지도 시문詩文에 정통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학문적學問的인 면에서 소식은 유학儒學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었지만, 도가道家와 불가佛家의 학문에 대해서도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러한 소식의 학문 태도는, 원칙주의자인 정호程顥ㆍ정이程? 형제와 대립하였고, 뒷날 주자朱子에게 “종횡가縱橫家의 기습氣習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정치적政治的으로 소식은 왕안석王安石의 신법당新法黨과 극심하게 대립하였다. 소식 자신도 물론 제도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공감하였으나, 백성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는 신법이 오히려 백성들을 괴롭히는 역효과를 내자, 이를 비판하는 상소를 지속적으로 올렸다. 이 때문에 장기간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유배되는 신세가 되기도 하였다.
신법당이 몰락하고 구법당舊法黨이 세력을 잡은 뒤에도 소식의 정치적 삶은 순탄치 못했다. 신법에서 잘만 운용하면 보탬이 될 것은 남겨두자는 소식의 입장이, 신법을 전면적으로 폐기하자는 사마광司馬光의 구법당과 마찰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 때문에 소식은 또다시 구법당에게도 배척을 받게 되었다.
이처럼 소식의 삶은 여러 모로 순탄치 못하였지만, 그의 글은 시대를 초월하여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찬탄을 받았다. ≪당송팔대가문초≫를 편집한 모곤茅坤은 “내가 젊었을 때 문장文章에서 소식蘇軾, 시詩에서 이백李白, 병략兵略에서 한신韓信은 하늘이 각각 세상을 초월한 신선 같은 재주를 부여하였으므로, 세상의 학문하는 자들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고 했는데, 모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소식을 문장의 종장宗匠으로 추앙하였다.
소식蘇軾 문장의 정수를 담은 책
≪역주 당송팔대가문초 - 소식≫은 소식의 문장 가운데 그 정수精髓를 뽑아서 번역한 책이다. 원문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현토懸吐를 하여 단락별로 번역문과 함께 실어 놓음으로써, 원문의 문장구조를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또한 각 작품마다 저작연대와 배경, 작품의 주제 등을 간략하게 기술하여, 일반 독자들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주석은 관련 고사故事와 인물人物뿐만 아니라, 작품 내용의 이해에 필요한 역사적 사실이나 제도적인 면까지 심도 있게 밝히고자 노력하였다.
현재까지 시선詩選이나 사선詞選, 산문선散文選, 인물평전人物評傳 등 소식의 작품을 일부 뽑은 번역서나 연구서가 다수 출간되긴 하였지만, 본 번역서는 전통적으로 즐겨 읽혀졌던 소식의 산문이 가장 많이 실려 있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소식의 삶과 사상을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문장의 종장宗匠으로 추앙을 받았고, 역사적으로 우리 문단에 끼친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소식의 글은 동양고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쯤은 읽어 보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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