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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송팔대가문초 증공
증공(曾鞏)(1019~1083)은 중국 송나라 때의 저명한 문인이자 정치가로, 자는 자고(子固), 시호는 문정(文定)이며, 남풍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남풍선생(南豊先生)이라고도 불린다. 전통적인 유가(儒家)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영민(英敏)했고 문장을 잘 지었다. 20세에 이미 사방으로 명성이 알려질 정도였으며, 이 무렵 당대의 대문호 구양수(歐陽脩)의 인정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집안 환경이 극도로 어려워 젊어서부터 부모와 형제들을 부양하느라 분주하고 고단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런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책을 보아, 39세 때인 가우(嘉祐) 2년(1057)에 진사(進士)에 급제함으로써 비로소 관직에 진출하였다.
그 후 많은 기간을 지방관으로 지냈는데, 지방수령으로 재직할 때에는 민생의 질고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오로지 백성의 입장에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계책을 세워, 도적을 회유하여 제거하기도 하고, 전염병을 치유하기도 하고, 흉년의 굶주림을 구제하기도 하였다. 공사를 진행할 때는 그 공정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여 불필요한 낭비를 없앰으로써 경제적인 효과를 이루어 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적(私的)으로 생기는 이익은 철저히 거절하였다. 복주(福州)의 지주(知州)로 있을 때, 당시 복주에는 직분전(職分田)(관리들에게 나눠주던 토지)이 없어 지주가 해마다 농장의 채소를 팔아 거기서 생기는 수입 3, 4십만 금을 가졌는데, 증공은 “태수는 백성과 이익을 다퉈서는 안 된다.”고 하며, 그 관례를 혁파하였다. 물론 뒤에 부임해 온 관리들도 더 이상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세력가에게 아첨하지 않는 올곧은 성품으로 인해, 증공은 벼슬길이 그다지 순탄하지는 않았으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맡은 직무에 충실함으로써 관료로서 모범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편, 외교적으로 증공(曾鞏)은 고려(高麗)에 대해서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고려는 이민족 중에서 문학에 통달하여 대단히 지식(知識)이 있는 나라이다.”라고 하여, 고려의 문화적 지적 수준을 높이 평가하기도 하였다.
온화(溫和)하고 전아(典雅)한 문장의 전범(典範)
증공의 문장은 느긋하면서도 번잡하지 않고 심오하면서도 난삽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고금의 서적을 탐독하고 나서 터득한 탄탄한 지식의 기초 위에, 예리한 분석력과 올바른 사고를 겸비하여 보통 사람은 따를 수 없는 높은 경지에 도달하였다. ≪송사宋史≫ <증공열전曾鞏列傳>에서는 “그의 문장은 고금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섭렵한 뒤에 육경(六經)에 그 근본을 두고 사마천(司馬遷)과 한유(韓愈)의 문법을 참고하였으니, 당시에 그 수준을 뛰어넘을 만한 자가 매우 적었다.”고 하였다.
그의 문장은 당대의 명사 구양수(歐陽脩)를 위시하여 왕안석(王安石), 소식(蘇軾), 소철(蘇轍)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인정을 받았다. 특히 성리학의 집대성자인 주자(朱子)는 “증공의 문장은 뛰어나니, 맹자(孟子)와 한유(韓愈) 이래로 작자는 많았지만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른 사람은 없었다.”고 하였다. 후대의 사람들도 그의 문장을 각별히 사랑하여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증공의 글은 온화(溫和)하고 전아(典雅)한 문장의 전범(典範)으로 평가되었다. 조선 후기의 학자 김창협(金昌協)은 한유나 구양수의 글보다 증공의 글을 더 높이 평가하면서 “증공의 문장은 여러 차례 읽을 만한데, 이는 바탕이 돈후(敦厚)하고 운치가 깊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당송팔대가의 글을 직접 정선(精選)하여 ≪당송팔자백선唐宋八子百選≫을 간행하기도 했던 정조(正祖)는 “근엄(謹嚴)”이란 두 글자로 증공의 문장을 정의 내리기도 하였다.
증공曾鞏 문장의 정수를 담은 책
≪역주 당송팔대가문초 - 증공≫은 증공의 문장 가운데 그 정수(精髓)를 뽑아서 번역한 책이다. 원문에는 전통적인 방식의 현토(懸吐)를 하여 단락별로 번역문과 함께 실어 놓음으로써, 원문의 문장구조를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또한 각 작품마다 저작연대와 배경, 작품의 주제 등을 간략하게 기술하여, 일반 독자들도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주석은 관련 고사(故事)와 인물(人物)뿐만 아니라, 작품 내용의 이해에 필요한 역사적 사실이나 제도적인 면까지 심도 있게 밝히고자 노력하였다.
증공의 글은 그동안 우리말로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어서, 그 명성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본 역서는 증공 문장의 진면목(眞面目)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역자
송기채宋基采 (한국고전번역원 한학교수)
전남 고흥에서 출생하였다.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국역연수원과 상임연구부를 졸업하고, 민족문화추진회 전문위원, 국역실장, 편찬실장, 교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 교수,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고전번역통합과정 겸임교수로 있다. 역서로 ≪효종실록≫ ≪중종실록≫ ≪정조실록≫ ≪인조실록≫ ≪선조실록≫ ≪한수재집≫ ≪송자대전≫ ≪성소부부고≫ ≪상촌집≫ ≪다산시문집≫ 등 다수가 있다. 1994년 한자 고속 입력법 ‘송마법’을 개발하였고, 1996년 동양고전검색시스템 ‘CD-ROM 상우천고’를 제작하여 현재 11개 분야 700종 4억5천만 자를 DB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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